(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지속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국채 가격은 잠잠한 인플레이션을 확인한 뒤 무역협상 기대에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방침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5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양국 협상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강화됐다.

다만 미국 측이 중국이 향후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미 수출이 지속 증가하면 자동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 등을 협상안에 포함하려 한다는 소식이 나온 점은 다소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합의 이행방안이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셧다운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소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도, 의회 합의안에 서명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변화 없음(0.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1% 상승에는 못 미쳤다. 다만 전년 대비 1월 물가상승률은 1.6%로, 시장 예상 1.5%를 소폭 웃돌았다.

물가가 안정적이라는 점이 재차 확인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유지됐다.

페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관망 모드에 머물 것이라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1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51포인트(0.46%) 오른 25,543.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30포인트(0.30%) 뛴 2,753.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6포인트(0.08%) 상승한 7,420.3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미 예산안 이슈 등을 주시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양국 협상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강화됐다.

시 주석이 직접 미국 대표단을 챙길 만큼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월 1일로 예정된 협상 마감기한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감기한 내에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더라도 관세율 인상 등의 조치 없이 단기간 내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부상했다.

미 행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경감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마련한 예산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은 하지 않았다면서, 의회가 제시할 최종 법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폴리티코 등 일부 외신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예산안의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방침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 활력을 더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일 1.3%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5% 상승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데본 에너지가 3.7% 오르고, 아파치가 3.9% 오르는 등 에너지 기업 상승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29% 올랐고, 산업주는 0.63%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은 0.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를 유지했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업자는 "시장은 3월 1일 무역협상 마감 시한이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점이 확인됐다"면서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낙관론이 형성되면서 경제 펀더멘털도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성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증시 강세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3% 상승한 15.6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1bp 상승한 2.70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0bp 오른 3.033%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3bp 상승한 2.53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7.8bp에서 이날 16.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 지표를 소화한 미 국채시장은 다시 무역협상 기대에 집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마감기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을 15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주에 미국과 중국이 극적인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협상 타결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소식인 만큼 무역협상 낙관론이 살아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안보 예산안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돼,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고 안전자산 선호는 물러났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탄탄한 흐름을 보여 최근 늘어났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췄다.

글로벌 성장 둔화에 직면한 미국 경제에 약간의 물가 압력이 남아있어, 연준의 다음 움직임이 금리 인하일 것이라는 가능성을 다소나마 줄였다.

SVB 에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소우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핵심은 근원 인플레이션이었는데, 중앙은행 목표치인 2% 근처에 머물렀다"며 "더 높아질 잠재력이 있지만, 지금으로선 현 지표 수준에 따라 연준은 향후 몇 개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만큼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보고 있었다.

지난주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글로벌 성장 약세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기 시작하고 금융 여건이 더 타이트해지면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준은 최근 정책 성명에서 추가적이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 문구를 삭제해 향후 조정과 관련해 방향을 더 열어뒀다.

일부 전략가들은 올해 후반에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MUFG의 존 허만 금리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계속해서 밑돌 경우, 연준은 올해 거의 모든 기간 금리 변동을 멈출 수 있다"며 "이르면 올해 4분기에 단기 금리가 인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스터웨이스 캐피털의 에디 바타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난해 12월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채권시장의 베팅을 날려버렸다"며 "다음 움직임은 금리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472엔보다 0.518엔(0.47%)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6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15달러보다 0.00645달러(0.5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17엔보다 0.13엔(0.1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7% 상승한 97.157을 기록했다.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달러에 다시 힘이 실렸다. 무역협상 기대가 점차 커지는 데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점 역시 달러 상승에 일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가까워지면 잠시 흘러가게 둘 수 있다며, 마감기한에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음을 거듭 시사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고위급 협상단을 만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는 등 무역협상 기대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안보 예산안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우려도 줄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변화 없음(0.0%)'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 등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0.1% 상승에 못 미쳤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2%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 근원 CPI는 2.2% 올라,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통화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달러에는 호재가 된다.

달러 인덱스는 전일 하락하기 전까지 8거래일 연속 올랐다. 2017년 2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이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잠잠한 인플레이션 등의 환경은 금리 인상 페달에서 발을 뗀 것처럼 보이는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입장에 힘을 실어준다"며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통화정책을 유지하는데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많은 조짐이 보이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의심스러운 증거들도 많다"며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달러 강세가 두드러졌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더 중립적인 톤으로 통화정책을 발표한 데다 무역협상 기대도 커져, 위험 통화인 뉴질랜드 달러가 0.83% 상승했다.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방크)이 12월 이후 경제 전망을 크게 바꾸지 않고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해, 스웨덴 크로나는 장 초반 상승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외환 전략가는 "연준의 정책 전환에 따라 전 세계 모든 중앙은행이 정책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은 뉴질랜드와 스웨덴 중앙은행에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스코티아 캐피털의 숀 오스본 수석 외환 전략가는 "간밤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상승 대부분은 뉴질랜드 달러와 스웨덴 크로나에서 나왔다"며 "이는 시장 전반의 트렌드보다 개별 이슈에 시장이 실제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0달러(1.5%) 상승한 53.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의 추가 감산 방침과 미국 재고지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의 적극적인 감산 방침이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전일 일부 외신 인터뷰에서 오는 3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98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우디는 이미 지난해 감산 합의 당시 목표로 한 수준 이상으로 산유량을 줄인 상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전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1월 산유량은 하루평균 1천20만 배럴로 감산 합의 당시 목표치보다 10만 배럴가량 적었다.

알 팔리 장관 발언은 여기에서 하루평균 40만 배럴가량을 더 줄이겠다는 것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OPEC의 감산 합의도 충실히 이행 중이라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1월 OPEC 산유량은 하루평균 3천83만 배럴로, 지난해 12월보다 93만 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1월 산유량은 약 4년 만의 최저치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낙관적 기대가 유지되는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했지만, 유가의 상단을 제어하는 정도의 영향에 그쳤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36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10만 배럴 증가보다 많이 늘었다.

휘발유 재고는 41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19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7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 정유설비 가동률은 85.9%로, 이전 주의 90.7%보다 큰 폭 하락했다. 예상치는 89.90%였다.

정유설비 가동이 2017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재고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원유 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도 재고는 늘어 미국 내 생산 과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INTL FC스톤의 톰 살 대표는 "유가 약세를 자극할 수 있는 지표였지만, 사우디 관련 뉴스 영향이 워낙 크다"면서 "다른 재료보다 사우디 소식에 따라 유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감산 등으로 유가 상승세가 재개됐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다시 돌아왔지만, 아직 숲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면서 "세계 경제 모멘텀이 둔화하는 가운데, 무역 긴장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경기 둔화 위험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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