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롯데그룹이 개별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 선정 후에도 금융 계열사 패키지 매각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카드와 손해보험, 캐피탈까지 따로 예비 입찰을 진행한 만큼 패키지보다는 분리 매각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롯데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의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 선정을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장에서 분리 매각 가능성을 크게 보지만 숏리스트 선정 후에도 인수 후보자들과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롯데 측은 숏리스트에 중복으로 포함된 인수 후보자들과는 패키지 매각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서 할 계획이다.

따라서, 숏리스트 선정 후에도 매각자와 인수 후보자들 간에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선 사모펀드(PEF)와 오릭스 등 입찰에 중복으로 참여한 외국계 자본이 숏리스트에 얼마나 포함되는지가 관건이다.

다만,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의 경우는 인수 의지가 높은 전략적 투자자(SI)가 참여하고 있어 최종 결과는 아직 안갯속이다.

우선 롯데카드 매각 예비 입찰에는 한화그룹을 비롯해 하나금융, MBK파트너스, 오릭스 등 10여곳이 참여했다.

현재로서는 한화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산업은 매각 결정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사모펀드와 외국계 회사에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보유 중인 한화갤러리아 유통 부분과 신용카드업 사이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금융 역시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용판매(개인·법인·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가 9.57%, 하나카드가 8.92%로, 둘이 합치면 18.49%로 업계 2위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롯데카드 인수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롯데 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78%의 장부가액은 1조8천900만원이다.

롯데그룹이 일정 지분 소유도 검토하는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과 인수 지분율이 얼마가 될 것인지에 따라 인수금액은 큰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롯데캐피탈 매각 예비 입찰에는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KB금융은 롯데카드 인수도 검토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으면서 롯데캐피탈 인수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입장에서는 KB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을 합칠 경우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고, 부족했던 개인금융 분야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롯데캐피탈은 개인금융 사업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이익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매각 흥행 기대감이 컸다.

이에, IB 업계는 패키지 매각보다는 각사별 분리 매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3곳의 금융 계열사 모두가 안정적인 경쟁 구도를 확보한 만큼 패키지 매각보다는 개별 매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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