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메이저리그도 지배한 월가의 '퀀트 투자'
<뉴욕은 지금> 메이저리그도 지배한 월가의 '퀀트 투자'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2.14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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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야구선수 매니 마차도는 지난해 가을 류현진과 함께 메이저리그의 그라운드를 누볐던 LA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였다.

이제 26세로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최고의 자유계약선수(FA)다. 하지만,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요즘까지도 새로운 소속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상 몸값이 10년에 3억 달러에 이르는 그를 데려가겠다는 구단이 선뜻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거액 FA들의 연봉을 낮추기 위해 암묵적인 담합을 했다는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갈 곳을 정하지 못한 FA가 100여명이나 있다.

마차도, 브라이스 하퍼 등 최정상급 선수들까지 고전하는, 이례적으로 냉랭한 메이저리그의 올해 스토브리그에 대해 CNBC는 메이저리그도 월가의 '퀀트 투자'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와 인기 있는 주식에 대한 가중치를 낮게 매기고 가치, 모멘텀, 이익의 질, 애널리스트 추정치 변화 등의 요소를 대입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퀀트 투자는 분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야구로 보자면 팀의 연봉을 비싼 선수 한 둘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선수들의 연봉을 일정 범위 내에서 분산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이른바 '확실한 것'이나 '유명세'를 위해 큰돈을 지불하지 않고, '예상된 수익'으로 팀을 만드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다.

이처럼 냉철한 숫자에 기초한 선수 평가는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머니볼'을 통해서도 이미 명성을 얻었다. 몸값이 비싼 유명 선수 대신 출루율을 기본으로 한 이른바 가성비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좋은 성적을 일궈낸 오클랜드 구단의 빌리 빈 단장의 얘기다.

이미 메이저리그의 데이터 분석 기술은 상당하다.

단순한 기록을 이용해 분석하는 수준이 아니라 타구를 치는 배트의 속도, 어떤 각도로 공을 때려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에 대한 확률 등 상당한 수준의 분석이 이뤄진다. 퀀트 역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친 이익 모델 등 전통적인 분석의 방법과는 다른 점이 많다. 퀀트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고, 투자의 한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CNBC는 이번 스토브리그의 거물 FA 마차도와 하퍼를 넷플릭스, 아마존과 비교했다.

엄청난 성장 속도는 물론 이 성장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잘 이어질 것이지만, 현재의 가격은 이미 미래 실적까지 반영돼 형성됐다는 평가다. 향후 몇 년 동안 부침 없이 현재의 성공을 이어가야, 현재의 가격에 적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퀀트 투자는 대형주나 비싼 주식의 개수를 줄이는 것을 기본으로 엄격한 위험 관리 규칙을 적용해 큰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선호한다. 여러 요소만을 보는 투자는 투자 결정 과정에서 감정적인 부분이나 일반적인 행동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대형 FA 마차도를 영입하지 않더라도 퀀트 투자처럼 해결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

마차도는 2018시즌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가 투입됐을 때에 비해 해당 선수가 투입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승리에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수)이 5승에서 6승 사이로 메이저리그 최상위급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은 통계적으로 32세에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데 현재 26세인 마차도에게 36세까지 3억 달러의 계약을 보장하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이다. 부족한 WAR 6승은 젊고 유망한 구원투수들로 채울 수도 있다.

물론 수익률이 전부인 투자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인 야구는 다르다.

짜릿하고 파워풀한 홈런타자(주도주)에 열광하는 동안 4구를 골라내고 아웃당하지 않고 출루하는 타자(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회사)에 집중하는 것, 한때 명성이 있었지만 흠집이 생겨 헐값에 거래되는 선수(소외주)에 관심을 갖고 남들이 선수를 영입(주식 매수)할 때 방출(매도)하고 방출할 때 매수하는 것. 프로야구의 성공스토리나 주식 투자의 성공스토리나 비슷할 수 있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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