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과거 '재테크의 꽃'으로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공모펀드의 입지가 빠르게 추락한 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헤지펀드로 불리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진 데 따라 투자자들은 사모펀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펀드 설정추이(화면번호 5312)에 따르면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일 기준 약 339조원으로 지난 2010년 1월 105조원에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공모펀드 규모인 248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사모 주식형 펀드 규모는 지난해 11월 17조8천693억원을 기록해 2012년 저점인 6조7천409억원에서 65%가량 급증했다.

반면,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11일 기준 71조2천88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초 117조8천124억원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한 데 따라 사모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에서 완화된 규제로 자율성이 좀 더 보장되는 사모펀드를 더 선호하게 되고 투자자들도 운용 보수는 좀 더 내야 하지만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사모펀드에 자금을 더 맡기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판매사들이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주로 판매하면서 공모펀드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실력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성장해 종합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운용사들은 극소수다.

전문가들은 일부 운용사들이 종합운용사로 전환해 공모펀드를 운용하더라도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온 국민의 펀드라는 인식이 강해 당국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투자자 보호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된다"며 "문제가 생기면 쉽게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운용 규제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모펀드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도 공모펀드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 또한 공모펀드에서 하나둘씩 손실을 보기 시작하면서 펀드에 대한 기대 수익이나 신뢰도도 과거보다 많이 낮아진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도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공모펀드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과거처럼 스타 펀드매니저가 나오며 수익률로 사모펀드를 앞서거나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공모펀드가 설 자리는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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