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한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주문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월 4일 개최)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지난해 12월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데 대해 시장 반응이 과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통계지표 간 괴리를 한은이 경제주체와 충분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사록에서는 여러 명의 금통위원이 실물지표와 서베이 지표 간의 괴리를 지적하고 있다.

A 금통위원은 "실물지표와 서베이 지표의 움직임이 상당히 달라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표 편제방식의 차이와 특성에 대해 경제주체와 충분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지표 간 괴리에 따라 현재 우리 경제가 경기순환과정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향후 경기 흐름이 어떨지 등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 금통위원도 "통계지표 간 괴리현상이 앞으로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괴리의 원인이나 통계편제방식 차이 등 외부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작년 말 금융시장 변동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행보가 시장 변동성의 주요 요인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된 국내 경기침체 우려도 금리 하락을 부추긴 재료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행보와 주요 인사 발언에 따라 큰 폭으로 등락했다.

위험회피심리에 코스피 지수는 2,300선에서 2,000선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45% 수준에서 1.95%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피(검정)·국고 10년 금리(빨강) 추이(상대비교)>

시장참가자들은 심리지수 등 서베이지수가 실물지표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결국 경제주체들의 경기 우려를 키운 것은 이에 대한 한은의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그동안 금리 하락이 과도했다면 시장이 이를 되돌리려 했을 것이다"며 "한은의 경기 인식과 다르게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했다는 것은 오히려 시장과 한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금통위는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는 것 같다"며 "시장 우려를 해소할 만큼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다"고 푸념했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