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결정 과정서 의견 충분히 대변"

"골목상권 르네상스 추진…자영업 형편 나아지는 원년 됐으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이 설상가상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한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을 초청한 행사가 청와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이 여전히 어렵다. 이미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 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는 경영과 노동을 동시에 수행한다"며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에 해당하는 분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층과 하층의 자영업자의 소득이 고용노동자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자영업과 소상공인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564만 명"이라며 "여기에 월급 없이 일하는 가족 110만여 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업자 2천682만 명 중 25%로 4분의 1이 자영업과 소상공인 종사자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러니 자영업은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이라며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규모가 이 정도라면 독자적인 경제정책의 영역으로 삼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자영업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카드수수료의 대폭 인하 등으로 자영업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임대료 인상 제한과 계약갱신청구기간 연장, 환산보증금 상향 등으로 상가임대차 보호를 강화했다. 경영자금의 지원을 위해 6조 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처음으로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실을 신설하고, 자영업 정책을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분야로 끌어올렸다"며 "자영업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성장 혁신전략을 마련하고 작년 12월에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고 했다.

또 "이 종합대책은 정부가 처음으로 자영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견을 조율해 만든 정책"이라며 "자영업이 가진 특수성을 반영해 자영업의 사업영역 보호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기본법 제정과 자영업 정책 전담 정책연구소 설치, 소상공인 시장진흥기금 4조 원 확대 등 자영업정책 체계 혁신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며 "2022년까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18조 원 규모의 전용 상품권이 발행된다. 이른바 할인 깡 같은 불법유통을 철저히 단속해 지역상권과 서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이와 함께 '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며 "전국의 구도심 상권 30곳의 환경을 개선해 지역 특성에 맞는 테마공간과 쇼핑, 지역문화와 커뮤니티, 청년창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을 조성한다. 자생력을 갖춘 지역상권에서 자영업이 되살아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통시장도 적극 활성화하겠다"며 "올해 전통시장 지원 예산이 5천370억 원으로 크게 증액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했더니, 그것만으로도 이용객이 30%, 매출이 24%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을 10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또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유통산업발전법 등 상권보호법도 개정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업을 보전하겠다"며 "올해 근로장려금(EITC)을 3조8천억 원으로 획기적으로 확대했고 자영업자도 115만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도 도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대화시간을 갖는 것이 사상 최초라고 들었다"며 "경청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허심탄회한 말씀들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시장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미용사회중앙회 등 전국단위 36개 자영업·소상공인 협·단체에서 61명이 초청됐다.

또 다양한 영역에 있는 80여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들과 지원기관 관계자 등 총 16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자영업 보호와 상생, 자영업 성장·혁신지원, 경영비용부담 완화, 다양한 자영업 업종별 규제 해소 등 4개 주제로 나누어 진행됐고 사회는 자영업 창업·폐업 경험이 있는 방송인 서경석 씨가 맡았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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