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두산건설이 지난해 5천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14일 일제히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두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로 유지하면서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기존 'BBB+'에서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고, 두산건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B'에서 '부정적 검토'로 분류했다.

한신평도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와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했고, 두산건설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을 하향검토에 등재했다.

이날 나이스신평도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이들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평사들의 이번 조치는 두산건설이 연간실적을 통해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인식하면서, 재무안전성과 대외신인도 저하 등으로 차입금 전환이나 유동성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간으로 52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이 5천518억원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매출 물량의 착공 지연과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반영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로 두산건설은 분양형 프로젝트 및 SOC 사업관련 손실 3천965억원, 대손충당금 설정 542억원, 준공현장 추가 원가 반영 457억원, 도급계약 관련 공사비 증가 288억원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손실인식 상당 부분이 이미 투입이 완료된 자금에 대한 대손상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두산은 1조2천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두산중공업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산건설의 일회성 비용 등으로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각각 3천405억원과 4천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나이스신평은 "두산건설의 당기순손실 규모가 작년 말 자기자본의 57%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번 손실인식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17년 194.7%에서 작년 말 552.5%로 올랐다"며 "향후 차입금 차환과 유동성 위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불똥이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이스신평은 "두산중공업은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두산건설의 손실 발생으로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고, ㈜두산도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계열 관련 지원 부담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도 "두산그룹의 작년 잠정실적 감안시 주력 자회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실에 따른 신용도 저하가 불가피하고, 재무구조 및 유동성 대응력이 취약한 두산건설에 대한 ㈜두산의 지원 부담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c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