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년간의 금리 인상을 끝낼 수 있다는 신호를 준 뒤 채권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활기를 띠고, 단기에서 약간 더 긴 5~7년 만기 채권으로 자금 이동도 나타났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루칩 기업인 AT&T와 보잉은 전일 65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주 알트리아 그룹 역시 115억 달러의 회사채 매각에 성공했다.

1월에는 맥주 대기업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도 155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났고, 연준이 더 시장 친화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확신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에도 비둘기 연준에 힘입어 경제 팽창이 '제2의 10년'으로 더 확장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인플레이션이 올라가고 연준이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선회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위험 균형은 확실히 이동했다. 이전에는 현명하지 못해 보일 수 있는 베팅에 투자자들이 더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TD 증권의 게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지난 5년간의 세계는 지나갔고,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전략가는 "연준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줄 수 있는 심각한 경제 피해가 인플레이션이 약간 더 올라가더라도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 위험보다 더 부담스럽다"며 "금리가 더 오르기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한 채권들을 보유하지 않는 기회비용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위협 중의 하나다. 기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새로운 채권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위험 자산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연준의 정책 전환으로 국채수익률은 대체로 낮게 유지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2.706%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의 변화 의향을 드러내기 하루 전인 1월 3일의 2.557%에서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수년간의 고점인 3.2% 아래에 머물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국채보다 훨씬 더 호조세를 보였다.

국채 대신 투자등급 회사채를 보유할 때 요구하는 평균 추가 수익률인 스프레드는 1월 3일 정점을 찍은 뒤 0.3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마지막 3개월 동안 확대분의 약 60%를 되돌렸다.

또 단기 채권에서 약간 더 긴 만기로의 자금 이동도 나타났다.

현재 5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1년 만기보다 낮다. 이는 연준이 향후 몇 년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생각한 결과다.

1월 3일 이후 5~7년 만기의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1~3년 회사채나 최소 10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비해 더 많이 축소됐다.

매뉴라이프 에셋의 제프 기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몇 주 동안 5년물이 2년물보다 수익률이 더 높았는데, 이는 가파른 수익률 상승 공포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채 대비 회사채가 선호되는 것 역시 국채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큰 위험회피 거래를 예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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