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치 못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자,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소매판매 급감, 기업 재고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연말 본격적인 소비시즌의 소비 동향을 가리키는 지난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2% 줄었다. 월가 예상치인 0.1% 증가와 달리 감소했으며, 감소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 11월 미국의 기업 재고도 줄어들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여파로 연기된 12월 소매판매 발표 수치의 정확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진한 소매판매와 달리 12월과 1월 고용시장은 강한 성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리즌스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정도로 약하지 않다"며 "예비 소매판매 숫자는 자주 크게 바뀌기 때문에 무시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재무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자 지출, 연휴 소비자 판매 보고서, 소비시즌 소비자 신용 지표 등 일반적인 흐름과 많이 상이하고 맞지 않는다"며 "지표 신뢰성에 의혹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매판매가 GDP의 핵심 구성요소인 만큼, 이코노미스트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소매판매 발표 후 4분기 이코노미스트들의 GDP 성장률도 3%보다는 2%에 가까워졌다.

CNBC와 무디스 애널리스틱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성장률 중간값은 2.4%로, 기존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랜 기간 지속한 부의 효과가 돌아서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퇴직연금이 고갈되는 것을 보고 연말 소비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하는 게 가장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어쨌든 소매업자들은 1월에 평균 이상의 2만1천개 일자리를 늘렸기 때문에 12월 소매판매가 더 약세 지표의 선두에 서게 됐는지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4분기 전망치를 2.6%에서 2%로 내려 잡았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아직 GDP 전망치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는데, 이들의 중간값이 2.2%라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주 무역적자 감소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치를 3% 가까이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정치인 2.4%의 성장은 미국 감세 이전의 속도에 가깝다. 세금 감면은 지난해 시행됐고, 성장을 자극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로 2%를 예상하고 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