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경제지표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 방침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부진한 소비지표에 경제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상승했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12월 소매판매의 부진 충격에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양측이 강제적인 기술이전 문제나 자국 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구조적인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저널은 중국이 무역구조 문제를 제쳐두고 반도체 등 미국산 제품 구매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장 후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마련한 예산안에 서명한 이후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해 경기둔화 우려를 부추겼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2%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기간인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1% 증가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부분을 제외한 소매판매도 1.4% 감소하는 등 소비가 전방위적으로 부진했다.

여기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등 다른 지표도 부진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1.5%로 대폭 내렸고, JP모건체이스는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소매판매 외의 다른 지표도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에서 4천 명 늘어난 23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2만5천 명보다 많았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계절조정치)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1% 상승보다 낮았다.

11월 기업재고가 전달대비 0.1%(계절 조정치) 감소한 1조9천80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0.2% 증가보다 부진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경기둔화 위험이 명확하게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가 올해 말 종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88포인트(0.41%) 내린 25,439.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30포인트(0.27%) 하락한 2,745.73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8포인트(0.09%) 상승한 7,426.95에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추이, 미국의 국경 장벽 건설 예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대표적 소비시즌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대폭 부진한 점이 장 초반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수집 차질 등으로 지표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속속 제기됐다.

지표 부진 충격이 다소 진정되면서 주요지수도 차츰 낙폭을 줄였고, 일부는 상승 반전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낙관적 기대가 유지된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오는 3월 1일인 무역협상 마감기한을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무역협상과 관련해 상반된 소식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양측이 강제적인 기술이전 문제나 자국 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구조적인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장 후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마련한 예산안에 서명한 이후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이 경우 셧다운 사태가 재발하지는 않겠지만, 민주당의 거센 반발 등 향후 정국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의 경계심도 커졌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낙폭을 다시 키웠다.

이날 종목별로는 뉴욕에 제2 본사를 설립하려는 계획을 철회한 아마존 주가가 1.1% 내렸다.

업종별로는 필수 소비재가 1.22% 내렸고, 금융주는 1.16%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은 0.22% 올랐고, 기술주도 0.1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에 대한 시장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협상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카렌 워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무역 전쟁 비관론이 몇주 내에 문제가 해결되리란 낙관론으로 변했다"면서도 "하지만 협상 타결 근거는 명확하지 않은 반면 일부 매우 골이 깊은 난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은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64% 상승한 16.1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6bp 하락한 2.65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떨어진 3.00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3bp 내린 2.49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6.6bp에서 이날 16.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론이 지속했지만, 지표 부진이 확인된 뒤 미 국채 값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과 달리 큰 폭 줄었고,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시장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다.

소비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 지출이 줄어 다시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12월은 연말 소비시즌의 마지막 달로, 통상 소매업자들이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리는 기간이다.

일부에서는 셧다운 영향으로 지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지만, 소매판매 대폭 부진으로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표가 발표된 직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bp 정도 순간 하락할 정도로 시장 영향이 컸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국채 전략가는 "시장이 소매지표에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비교적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지표가 셧다운 영향을 받았어도 소비자 심리에서 자기 예언적인 후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지표 부진에 따라 연방기금 선물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일의 7%에서 12%로 증가했다. 반대로 금리 인상 가능성은 9%에서 2%로 줄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증가해 시장 예상보다 많았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대체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지만, 최근 시장 예상을 지속해서 웃돌고 있다.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두 달 연속 내렸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0.1% 상승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과 달랐다.

시장이 더 관심 있게 보는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0.2% 증가보다 다소 높았다.

제퍼리스의 와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 지표가 충분히 약해서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여러 번 등장했던 경기 침체 우려 공포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연준 관점에서 보면 통화정책에 인내심 있는 접근이 적당하다는데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카시 이코노미스트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도 적정 규모가 얼마인지 연준 위원들이 결정을 내리는데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5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990엔보다 0.480엔(0.43%)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670달러보다 0.00230달러(0.20%)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7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04엔보다 0.25엔(0.2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2% 하락한 97.038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개선 기대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달러 인덱스는 미국 경제 동력인 소비 부진 여파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 해결에 다가서고 있다는 낙관에 금융시장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중국 수출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와 중국 경제 우려도 덜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고, 무역협상 기간을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상승하던 달러 인덱스는 최대 소비시즌은 12월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하락했다.

당장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퍼졌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이 약 80만 명의 연방 공무원에 영향을 준 정부 부분폐쇄(셧다운)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소매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경제가 팽창기 후반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지표가 다르게 입증되기 전까지는 현 지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도 팽팽하다.

소비 지표 부진에 따라 경기 우려가 커지며 국채수익률이 큰 폭 하락한 점 역시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수익률이 낮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가 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달러를 끌어올렸던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에 대한 베팅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유로화는 달러 약세에 소폭 반등했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정체됐고, 이탈리아는 이미 기술적으로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CIBC 캐피털 마켓의 제러미 스트레치 G10 외환 전략가는 "독일 성장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유로화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유럽 자동차업종 전략에 대한 더 세부적인 사항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우려가 여전한 파운드는 달러 대비 0.42% 내리며 약 한 달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JDF 브로커스의 샤라람보스 피수로스 선임 시장 분석가는 "공식적인 탈퇴까지 1개월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조약 50조 연장을 포함한 수정안이 승인되면 영국이 EU와 충돌할 것이라는 공포를 다소 줄일 수 있다"며 "파운드는 좀 더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달러는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의 다음 금리 움직임이 인하보다는 인상일 것이라고 확인된 영향이 이어지며 달러 대비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1달러(1.0%) 상승한 54.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지표와 산유국 감산 관련 동향, 미·중 무역협상 소식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미국의 12월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 부진하면서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큰 폭 하락해 출발한 것을 비롯해 위험자산이 전반이 위축됐다.

WTI는 하지만 증시가 낙폭을 줄이며 회복하는 데 동조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낙관론이 유지된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또 중국의 1월 수출입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도 원유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1월 중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했고, 수입은 1.5% 감소하는 데 그치며 안도감을 제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3월까지 산유량을 하루평균 980만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당시 목표로 한 것보다 하루평균 50만 배럴가량 산유량을 더 줄이겠다는 것으로, 유가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주요국 감산 영향이 혼재되면서 유가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하락 요인이 공급 측면의 상승 요인을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본다"면서 "브렌트유는 올해 평균 7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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