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외국계 시중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금 금액이 1조5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배당 이후에도 자본적적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규모를 본사가 챙겨가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주당 385억원, 우선주 주당 435원의 기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천225억 원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에도 8천116억 원을 중간배당한 바 있다.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합산하면 지난해 배당 총액은 9천241억 원으로 최근 4년간 당기순이익 규모에 맞먹는다.

지난해 938억 원, 2017년 1천145억 원, 2016년 1천161억 원, 2015년 509억 원을 배당한 데 비해서도 규모가 크게 늘었다.

SC제일은행도 고배당에 나선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1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5천억 원을 중간배당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SC제일은행은 중간배당에 더해 1천억 원을 추가로 기말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 6천억 원을 배당하는 것으로, 최근 2년간 당기순이익 규모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천250억 원, 2017년 800억 원을 배당했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이처럼 이례적인 수준의 고배당에 나섰지만 자본 적정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BIS 비율이 20.1%로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총 9천300억 원 이상을 배당해도 여전히 BIS 비율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본 효율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한국씨티은행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6%로 낮은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후순위채 6천억 원을 발행하고 이를 모회사인 SC그룹이 인수하면서 자본구조가 개선돼 고배당에 따른 자본 적정성 저하는 없을 전망이다.

금융안정위원회(FSB)가 SC그룹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으로 지정하고, 세계 각지에 있는 자회사의 부실 흡수를 강화하는 규제를 도입한 데 따라 SC그룹은 SC제일은행의 손실을 본사로 이전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

이번 SC그룹의 SC제일은행 후순위채 인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SC그룹의 주요 자회사 중 하나로 SC그룹이 부실 흡수를 강화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며 "배당으로 ROE가 개선되면서 SC제일은행에 대한 SC그룹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영향도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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