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들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하지만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경제 지표에 비춰 소매판매 감소율이 예상보다 과도하게 부진하다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12월 소매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이 조사한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12월 소매판매 감소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이번 경기 확장기에서 소매판매는 월평균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특히 연말 소비시즌인 12월에 소매판매가 크게 줄어 이번 감소세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0.2% 증가에서 0.1%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작년 12월 고용이 이전달보다 크게 증가하고 가계 소득이 탄탄했던 점을 고려하면 소매판매가 이같이 줄었을 수 없다며 지표 신뢰도에 의문을 표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이번 수치는 예상보다 훨씬 더 부진했다며 "그러나 그만큼 이번 자료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라며 "추세가 둔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붕괴는 다른 증거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금융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마켓워치에 "이번 수치는 이례적"이라며 "소비지출, 연휴 매출 보고서, 연말 연휴 소비자 신용 자료 등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추세와 모순돼 지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즌스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소매판매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약하지 않았다"라며 소매판매는 자주 수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예비치를 무시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이번 지표에서 온라인 판매는 3.9% 줄어 2008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마존 등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는 작년 12월 소비시즌에 매우 강한 판매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무디는 이번 수치가 크게 감소한 것은 계절 조정치 산정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했다.

계절조정치는 계절의 변화와 연관돼 발생하는 통계상의 변동을 제거해 추세를 좀 더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이용되는 방법이다.

일례로 온라인 판매는 계절 변동을 제거하지 않았을 경우 12월에 1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12월의 온라인 판매 증가율은 25%에 달했다.

따라서 계절 변동을 제거할 경우 온라인 판매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연말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문 업무정지), 이례적 한파나 리세션 우려, 주가 하락 등에 따른 소비 위축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 추세가 작년 연말로 갈수록 둔화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소매판매가 급감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MFR의 조슈아 사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포와 절망에 굴복하기보다 1월과 2월 지표가 소비 상태에 대해 무엇을 보여줄지를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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