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위든 아래든 움직여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붙박이 장세가 길어지면서 트레이더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1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고점(1,125.90원)과 저점(1,124.00) 사이 고작 1.90원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이는 2014년 8월 28일 1.80원의 변동폭을 보인 이후 무려 4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2014년 8월 당시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가 1,010원대 초반에서 강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제한된 것과 달리 현재 서울환시 상황은 달러-원 환율이 대내외 이슈에 둔감해지면서 활력 자체가 떨어진 상황이다.

달러화는 미중간 고위급 무역협상 관련 기대에 강세를 보였으나 간밤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부진해지자 다시 반락했다.

특히 장중 수급이 상하단을 막으면서 박스권 장세가 장기화되고 있어 트레이더들의 포지션플레이는 극히 제한되는 양상이다.

이미 몇몇 딜러들은 벌써 올해 목표 수익(버짓)을 못 채울 각오를 하고 있다.

1분기가 이미 반이 지났으나 달러-원 환율 방향성 트레이딩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수익이 좀처럼 나지 않고 있어서다.

1년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해야 할 연초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 일평균 거래량은 전일까지 약 73억 달러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일평균 거래량은 약 80억 달러이며 지난 2015년에는 연초 방향성 트레이딩이 나타나며 하루 평균 85억 달러가 거래된 바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세일즈 쪽은 가격 변동에 상관없이 마진이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가격이 움직여야 한다"며 "휴가나 연말도 아닌데 연초에 이렇게 안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초에 방향성이 나타나야 여유가 있을 텐데 연초부터 포지션플레이를 실패해 수익을 내지 못하면 더욱 보수적으로 거래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 트레이더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트레이더들은 위든 아래든 움직여야 하는데 올해는 버짓을 못 채울 각오도 하고 있다"며 "1,120원으로 올라서 롱을 쌓으면 1,120원대 중반에서 막히고 1,110원대로 진입해서 숏을 쌓으면 1,110원대 후반에서 막히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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