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은행 출자전환 동의…대출→주식 전환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의 채무 재조정을 두고 필리핀 은행과 합의에 성공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수빅조선소 채권은행과 채무조정 협상이 14일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가 현지 은행에서 빌린 4억1천만달러 규모의 대출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 바 있다. 수빅조선소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금 일부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골자로 한 채무 재조정에 나선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이달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관련 내용을 제출할 예정이고, 현지 법인이 승인할 경우 계획안은 확정된다.

필리핀 은행과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 채권단에 출자전환 결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국내외 채권은행이 출자전환을 동의하게 되면 자본잠식과 수빅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따라서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게 한진중공업의 생각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신속한 자본확충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출금이 자본으로 전환되며 부채비율도 낮아지고 이자 부담도 크게 줄어서 경영정상화도 앞당길 수 있다"고 했다.

한진중공업은 '클린 컴퍼니'로 재탄생해 이익을 내는 사업 부문을 통해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2천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방산 물량을 국가계약이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단기 유동성 측면에서도 산업은행 보증으로 선수금을 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한 만큼 운영에도 차질이 없다는 평가다.

한진중공업은 자구계획에 담긴 인천 율도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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