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올해로 10년차를 맞는 부산 금융중심지에 대해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내실있는 성장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부산 문현지구가 2009년 1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상상조차 힘들었던 외형적 성과를 이뤘지만 여기에만 만족할 순 없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는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캠코 등 금융공기업 중심으로 29개 금융회사가 모였고, 이들은 파생시장에서 확고한 위상을 세웠다.

이후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해양진흥공사, 해양금융 특화지구로 자리매김 한 이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교육연구원을 유치하고, 유수한 국제회의도 개최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기관에서 평가한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IC)는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나타내며 46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2011년 7.4%에 달했던 지역 내 금융산업 비중은 현재 6.5%까지 내려앉으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외형적, 물적 인프라 대비 내실 있는 성장은 일구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이 필요로하는 것을 먼저 파악하고 갖춰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금융산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지역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역의 산업 구조를 바꾸어 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기반이다"며 "세제, 교육 등 생활 여건에 이르는 경제와 사회 인프라 구축이 면밀히 재검토되고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기업과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내세운 금융혁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그 예다.

그는 "금융혁신이라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4월부터 시행되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기존의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주는 샌드박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제약을 없애고, 혁신투자펀드 등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자본시장과 연계를 강화하는 가운데서 부산이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뜻이다.

5월에는 대규모 글로벌 핀테크 박람회를 열어 해외 금융당국과 국제기구, 투자자들에게 국내 핀테크 산업도 선보인다.

최 위원장은 "우수한 금융인력 양성을 위한 지자체, 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이러한 금융혁신을 향한 정부의 의지와 계획을 부산이 새로운 금융중심지 10년을 열어가는데 적절히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해양금융을 활용한 발전방안도 언급했다.

중국의 칭다오, 독일의 함부르크 등 대표적인 글로벌 해양금융 사례도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부산과 같이 바다에 인접한 칭다오는 해양 중심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어우러지며 해양산업이 집적된 금융중심지가 됐다"며 "독일 함부르크 역시 해양금융을 기반으로 혁신산업의 클러스터를 구축해 명성 있는 금융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이 스스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엔진으로 경제와 사회 인프라를 개선하는 매개체가 되도록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산의 차별화된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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