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예대율 규제를 강화하면서 원화 시장성 CD 발행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인정해주기로 한 영향이다.

18일 연합인포맥스 CD 통계(화면번호 4362)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은행권 CD는 4조5천700억 원 발행됐다.

지난해 총 21조2천960억 원 발행된 것의 5분의 1 이상이 올해 들어 한 달 반 만에 발행된 것이다.

CD 발행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금융당국이 내년 1월부터 은행의 예대율을 산정할 때 원화 시장성 CD 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인정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원화 수신 잔액(말잔)이 1천394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CD 발행으로 조달한 돈 13조9천억원은 예금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다.

CD는 금융당국이 2009년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면서 발행과 유통 모두 급격하게 감소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CD 움직임이 다른 유사 금리지표와 동떨어졌다며 시중 은행들의 금리 담합 여부를 조사하며 CD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예대율 규제 발표 전 12조7천억 원이었던 CD 발행 잔액은 2017년 말 5조4천억 원까지 줄었다.

은행권은 CD 발행이 다시 증가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권 자금조달 수단인 정기 예·적금과 금융채, 상호부금, CD, 주택부금,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 중 정기 예·적금이 은행권 조달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특히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은행 간 수신 경쟁이 붙을 경우 조달비용이 올라가며 코픽스가 상승할 수도 있다.

CD는 조달비용이 정기 예·적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코픽스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예금과 달리 입출금 우려가 없어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금융당국은 예대율 규제 강화에 따라 CD 발행 잔액이 장기적으로 2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코픽스에서 상호부금, 주택부금,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등과 함께 5% 이하의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CD의 비중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CD 발행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CD 유통금리 역시 움직이고 있다.

CD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1월 17일 1.66%에서 1.65%로 1bp 낮아진 후 제자리에 고정돼 있다가 같은 해 10월 12일 1.66%로 1bp 올랐다.

1994년 CD 금리를 고시하기 시작한 이래 최장 기간 멈춰있었다.

CD 금리는 그러나 CD 발행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2월 18일까지 1.93%까지 오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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