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 후 지난 10년 간 증권사 수수료 수익 중 위탁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2007년 7월 국회에서 의결되고, 준비 기간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발효·시행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위탁 수수료(1조9천87억원) 수익은 전체 수수료(2조6천240억원)의 72.7%에 달했다.

반면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1천623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6%에 불과했으며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384억원) 비중도 0.1%로 미미했다.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수수료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가 위탁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총 2조1천491억원이었다.

2009년 대비 절대 수치는 증가했지만 전체 수수료(4조3천647억원)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크게 낮아졌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4천440억원으로 지난 10년 새 3배 가까이 순증했다.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도 1천251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3%를 차지했다.

국내 영업 중인 56개 증권사도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위탁 수수료(3조5천억원) 수익은 전체 수수료의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17년 총 8조4천176억원의 수수료 수익 중 위탁 수수료(4조2천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7%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는 2015년 1조2천294억원, 2016년 1조3천49억원, 2017년 1조4천57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통법 이후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M&A) 등으로 증권사 대형화가 이뤄지며 2009년 36조원이던 자본총계도 지난해 기준 56조원으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출범하기도 했다.

다만 자통법의 기존 목표였던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나오기에는 개선되어야 할 규제가 산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단 두 곳 뿐"이라며 "발행어음을 통한 자본 확충과 더불어 과도한 차이니즈월 폐지, 증권거래세 제도 개편 등 조금 더 적극적인 규제 개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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