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롯데하이마트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이 50% 가까이 감소했다. 500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한 탓이다.

시장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향후 추가로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때문에 롯데하이마트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제기된다.

◇ 롯데하이마트, 작년 순이익 45% 감소…영업권 손상차손 인식 탓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 4조1천127억원, 영업이익 1천865억원, 당기순이익 8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0.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1%, 4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더욱 컸던 것은 롯데하이마트가 500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 시 피인수회사를 공정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인수했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A회사가 B회사를 인수할 때 B회사 순자산 공정가치가 100억원이라고 하자. A회사가 B회사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하면 인수금액(이전 대가) 200억원에서 순자산 공정가치 100억원을 뺀 100억원은 영업권이 된다.

영업권(무형자산)은 A회사 연결재무제표에 나타난다. 만일 A회사가 B회사를 흡수합병하면 A회사 개별재무제표에서 영업권이 보인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 기업은 영업권 공정가치를 평가해 공정가치가 장부가치보다 하락하면 하락한 부분만큼 장부가치를 상각한다.

예를 들어 A회사의 영업권 장부가치가 100억원이라고 하자. 영업권 공정가치를 평가해보니 80억원으로 산출됐다. 그러면 재무상태표에서 영업권 장부가치를 80억원으로 조정한다. 손익계산서에서는 20억원을 영업외비용(영업권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자산총계와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권 손상차손 524억원을 인식했다.

실적 부진으로 영업권 공정가치가 장부가치를 밑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작년 4분기 롯데하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3.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 "영업권 손상차손 되풀이할 가능성 높다"

문제는 올해도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부진으로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분간 롯데하이마트 손익부담이 예상된다"며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대형가전 수요가 부진하고 온라인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판촉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로 영업이익 역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롯데하이마트 기업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분기 개별기준 롯데하이마트 총자산 3조4천839억원에서 영업권은 1조6천833억원이다. 롯데하이마트 영업권은 전체 자산의 48.3%를 차지한다.

이 회사의 영업권은 유형자산(4천41억원)보다 크다. 전체 자산에서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영업권 손상차손이 또다시 발생하면 자산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전시장의 영업환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경기 부진과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매크로(거시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롯데하이마트는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온라인채널 판촉을 늘릴 계획"이라며 "할인율과 고정비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이 때문에 영업권 손상차손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에이션 매력도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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