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지난달 주택 매매가 6년 만에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불안감과 경기둔화, 정부 규제 등 매매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많아 상반기까지 냉각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5만286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5% 줄었다.

1월 거래량은 2013년 8월(4만6천건) 이후 가장 적고 1월 기준으로도 2013년 1월(2만7천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다.





지난 2013년은 부동산 규제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신규 주택공급과 매매 거래가 크게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보릿고개를 넘기던 때다. 당시 잠재 매수자들이 전·월세로 몰리면서 전·월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금은 전·월세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공감대는 부동산시장 전반에 퍼진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지수는 73.2로, 지난 2013년 3월 11일(71.8) 이후 약 5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줬다.

전국의 연간 주택매매도 2015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까지 입주 물량이 다량으로 쏟아지는 데다 2017년부터 시작된 다주택자 규제, 경기둔화 등으로 거래 증가유인이 많지 않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2013년에도 집값이 내려갈 것이란 예상에 대출 규제까지 있어 전·월세로 수요가 몰렸다"며 "작년까지는 공급부족 때문에 주택가격이 올랐다면 현재는 심리가 꺾이면서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남4구의 경우 지난해 초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3천386건에 달했던 주택매매가 지난달에는 864건으로 1천건에도 못 미쳤다. 투자목적 주택이 많은 강남4구에 다주택자 규제가 시행되면서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는 시장참가자들이 관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진 팀장은 "4월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나오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의사결정에 나설 것"이라며 "교통망 확충, 영동대로 지하화사업 등에서 가시적 소식이 나오면 개발호재로 해당 지역이 활발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수요억제책이 강하고 지방 경기 침체, 높은 실업률 등 경기가 좋지 않아 봄철 이사철에 거래량이 늘 수 있지만 평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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