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 신뢰성 제고를 위해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보고서 정확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리서치 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7년 9월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책을 시행한 이후 약 1년 동안 국내 증권사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은 전체 보고서의 0.1%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도 전체의 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2017년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율을 공시하고 검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리서치 보고서 제도 개선책을 발표했다. 불합리한 리서치 관행에 대해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것과 함께 애널리스트와 상장회사 사이의 정보 교류에 대한 매뉴얼도 마련토록 했다.

금감원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리서치 자료에 대한 내부 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애널리스트들의 감독 제도를 보완하는 작업이 진행됐지만, '매수' 일색의 보고서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A 관계자는 "'매도' 의견이 없는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며 "10여년 전에도 개선 방안이 나왔지만, 특정 투자의견 비율을 정해 놓을 수도 없고 제도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어려워 모두가 알지만 고치기 어려운 관행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도 한 기업에 고용된 직원으로 회사의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보고서를 쓸 이유가 없다"며 "당국에서 제시하는 제도 개선책들은 형식적인 부분들이 많아 실질적인 관행을 고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객관적인 기업 분석과 합리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독립적인 리서치 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정보를 서비스로 인식하는 우리나라 업계 특성상 독립 리서치 기관이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정보를 돈을 주고 사는 문화나 관행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리서치 기관들이 살아남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보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며 "실제로 몇몇 독립 리서치 기관을 세우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B 관계자는 "기업이 애널리스트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제도 개선책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다"며 "독립적인 리서치 기관이 정착된다면 객관적인 보고서가 나올 환경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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