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물가연동국채를 바라보는 채권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국고채 금리 하단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물가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을 받았을 뿐 올해 물가 부진에 대한 전망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 BEI(Break-Even Inflation)(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이날 BEI는 93.7bp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BEI의 꾸준한 상승세는 외국인 매수 등 물가채 자체의 강세 요인도 있었지만, 비둘기파적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등 채권시장 공통 이벤트에도 국고채 금리가 크게 반응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급격한 강세장에 하단이 막히며 올해 들어 금리가 10bp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부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올해 전반적으로 물가채가 매력적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국채 가격부담이 커 물가채를 사는 느낌이다"며 "지난달 금통위에서 위원들도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하다고 우려했는데 물가는 매월 발표될 때마다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채는 괜히 들어갔다가 상황이 악화하면 못 나올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올해 물가채에서 재미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물가채 매수에 나서기에는 애매한 타이밍이다"며 "펀더멘털 상 물가 상승세가 확인돼야 하는데 지금 수준으론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월 물가 자료를 보면 공산품 관련 부문에서 물가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경기에 부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며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투자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난방비와 교통비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비중이 5%가 되지 않는다"며 "그보다 전·월세 비중이 15%가 넘고 가중치도 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2월 들어 택시비 등 공공요금이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세도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그러나 투자 시기는 2월 물가지표가 나온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물가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정부의 물가채 정상화 의지도 강하다"며 "지난 1월 물가가 전월 대비 마이너스라 아직은 역 캐리가 우려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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