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당국 규제로 부동산 대출 길이 막힌 은행들이 채권 투자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발행과 유통시장에서 은행들의 채권 매수세가 강해졌다고 전했다.

보험사 자금운용부서의 한 관계자는 "장기 회사채 발행이 너무 강해서 관심이 간다"며 "최근 LG전자 회사채 입찰에도 은행이 참여해서 (금리) 레벨을 굉장히 많이 낮췄다"고 말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진행한 5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은행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운용사(집합)나 투자매매중개업자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은행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쟁률은 5~10년 만기보다 15년 만기의 장기채에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은 유통시장에서도 채권 매수에 적극적이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순매수 기준 전체 기관 대비 은행의 비중은 작년 7월 23%까지 내려왔다가 12월에는 67%까지 올랐다.

2월 들어 은행의 순매수 비중은 40%를 나타냈다.







보험사의 관계자는 "DSR이 효과를 발행하면서 은행의 대출량이 줄었고, 그런 영향이 유가증권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로 자금을 굴리지 않는 대신 은행들이 채권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작년 10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高)DSR의 기준선을 70%로 정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의 원리금 합계가 연소득의 70%를 넘어서는 대출을 고DSR로 분류한다. 시중은행들은 고DSR 대출을 전체 대출의 15%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DSR과 다른 규제 조치의 효과로 지난 1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조1천억 원을 나타냈다. 전월 5조4천억 원에서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의 강세를 부동산 규제에 따른 은행의 수요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의 한 증권운용부서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때문에 은행이 매수한다기보다 기본적으로 수급상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다"며 "또 회사채는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온도차가 있고, 발행시장이 유통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채 금리 레벨이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금리 메리트가 있는 우량 크레디트물을 많이 찾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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