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번 달 초 통화정책회의에서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버리고 한층 중립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경제의 핵심 동력인 소비지출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RBA는 19일 공개한 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소비 전망은 호주 경제를 예측하는 데 여전히 핵심적인 불확실성 중 하나"라며 "경제에 대한 전망은 이제 더 균등하게 균형잡혔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보다 한층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로써 RBA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완화 기조에 동참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RBA는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까지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방향은 상승일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은행은 호주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임금상승률도 약해지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오르고 가계부채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호주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판단했다.

RBA는 "경기전망을 바꾼 배경은 소매판매 둔화와 소비 약화, 주택가격 하락과 주택시장의 활력 감소 등"이라며 "경기전망을 둘러싸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RBA는 앞서 8일 발표한 분기 통화정책 성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4%로 낮췄고 연말 GDP 증가율 전망치도 3.3%에서 3.0%로 하향했다.

상반기 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전망치는 2.0%에서 1.4%로, 연말 전망치도 2.3%에서 1.7%로 각각 내렸다.

다만 RBA는 경기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하지는 않았다.

RBA는 "실업률이 더 낮아지고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위원회는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은 작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호주 실업률은 현재 7년래 최저 수준이다.

WSJ은 "금융시장은 RBA가 결국 경기성장률 둔화에 대응할 수밖에 없어 연말 이전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RBA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동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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