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전이 두 금융지주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력 후보였던 키움증권이 하나금융과 손을 잡은 데다 내달 말로 예정된 예비인가 접수 일정을 고려하면 판을 뒤흔들 만한 후보가 새롭게 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SK텔레콤, 키움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디지털 전환의 원년을 공표한 하나금융은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계기로 디지털금융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온라인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를 사업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금융, IT, 핀테크 분야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업종 간의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하나금융의 컨소시엄 파트너에 SK텔레콤 외에도 키움증권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이 하나금융과 협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제3 인터넷은행 경쟁 구도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신한금융은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은행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농협금융지주와 몇몇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일정을 감안했을 때 신규 후보가 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비인가 신청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마무리하고 사업 계획의 윤곽을 잡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컨소시엄 모두 자본력과 혁신성을 갖춘 업체들이 포진해 있어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는 최대 2곳까지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줄 계획이어서 두 컨소시엄이 나란히 인터넷은행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자존심 대결이 이번 인터넷은행 인가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대형 IT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파급력이 큰 신규 후보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26∼27일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오는 5월 신규 인터넷은행을 예비인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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