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초대형 글로벌펀드 비전펀드의 핵심 투자자들이 그의 경영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천억달러 규모인 비전펀드의 외부 핵심 투자자 두 곳은 손정의 회장이 투자 결정을 독단적으로 좌우하는 것과 지나치게 비싼 값으로 기업을 사들이는 점에 우려가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두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적투자펀드(PIF)와 아부다비의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다. 이들은 비전펀드의 투자금 가운데 약 3분의 2를 내놓았을 만큼 펀드 내에서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그런 투자자들이 비전펀드의 경영방식에 불만을 품는다면 손정의 회장은 앞으로 새로운 펀드를 세우거나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기 힘들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비전펀드가 일부 기술기업에 투자할 때 너무 비싼 돈을 들인 것 아니냐며 PIF와 무바달라가 사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또 PIF는 기업에 투자할 때 소프트뱅크가 우선 지분을 매입하고 이후 이 지분을 종종 더 비싼 가격으로 비전펀드에 이전하는 방식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일부 투자자는 투자할 때 손정의 회장이 비전펀드 경영진의 의견을 묵살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논의 과정은 혼란스러워지고 막판에 결정이 뒤집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사우디 측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중반 설립된 비전펀드는 2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약 600억달러를 유망한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여기에는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등이 포함됐으며 소프트뱅크는 지금도 약 20건의 투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전펀드의 운용자산 가운데 약 4분의 3을 투자나 지출 등으로 소진한 상태다. 펀드 경영진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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