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유사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금리 수준을 대폭 낮추는 등 금융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모습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7)에 따르면 'AA+' 신용등급에 속하는 21개 기업(공모/무보증, 3년만기 기준) 가운데 가장 금리가 낮은 기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등 정유사들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 회사채의 개별민평금리는 전일 기준 연 2.008%로 집계됐다. 이는 'AA+' 등급 민평금리인 연 2.117%와 비교하면 10.9bp 차이가 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신용등급 'AA+')도 연 2.044%의 개별민평금리로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 회사채의 개별민평금리는 연 2.045%, GS칼텍스는 연 2.051%를 가리켰다.

현대오일뱅크는 다른 정유사들보다 두 단계 낮은 'AA-'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개별민평금리는 연 2.046%로 GS칼텍스와 비교해 소폭 낮은 수준이다.

정유사 회사채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의 등급 민평금리(연 2.082%) 대비로도 적게는 3.1bp, 많게는 7.4bp 낮은 금리에 유통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AAA'에 속하는 웬만한 기업들보다 시장금리가 낮게 형성됐다. 'AAA' 등급 가운데 같은 SK그룹의 SK텔레콤은 연 2.014%, KT는 연 2.019%, 현대자동차는 연 2.104%로 개별민평금리가 결정됐다.

이 같은 정유사 회사채의 인기에는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정유사 회사채의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정유사의 경우 발행을 대규모로 자주 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정유사 회사채에 대한 한도가 많다"며 "최근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실적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AA' 등급에 속하는 금융지주보다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제도적인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투자심리가 집중되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최근 신증설 등 투자에 나선 정유사들이 회사채 발행량을 대폭 끌어올린 가운데, 연초효과에 힘입어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해진 발행금리가 유통금리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하며 모두 개별 민평금리보다 늦은 수준인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올해 1월 GS칼텍스도 5천억원 자금 모집에 1조4천1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하며 개별민평금리 대비 8~9bp 이하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아울러 정유사들이 안정적인 AA급의 신용등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회사채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풀이된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3년 일시적으로 등급 전망이 하향됐을 때를 제외하면 정유사들은 대체로 AA급 이상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꾸준히 신용도가 좋았던 섹터 중 하나"라며 "국제유가 방향이 불확실하고 실적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정유사의 신용등급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추정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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