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고점을 노리는 국내 건설사 주식에 외국인들이 꾸준한 관심을 보인다. 같은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와 다른 패턴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실적으로 건설사 펀더멘털이 개선됐고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김 점을 이유로 지목했다.

19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업종·상품별 투자자 동향(화면번호 3301)을 보면 올해 들어 전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코스피 건설업 주식을 총 2천50억2천7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연초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기세를 끌어올렸다. 설 연휴 이후 일부 차익 시현을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전일에 125억원 이상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의 올해 코스피 건설업 누적 순매수 현황(백만원).>

같은 기간 국내 건설업 주식을 순매수한 다른 투자자는 없다. 개인은 209억원 순매도했고 기관투자가들도 순매도로 대응했다.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건설업 지수 상승세의 수혜를 외국인들이 챙기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자 건설업 주식 매수세에 개인들이 동참했다. 개인은 건설업 주식을 610억원 사들여 외국인의 바통을 받았다. 이에 외국인도 소량 매도에서 다시 매수세에 합류하며 이벤트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작년 같은 이벤트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1차 북미 정상회담(18년 6월 12일)을 약 한 달 앞둔 5월 중순부터 회담 전까지 외국인은 국내 건설업 주식을 792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도 건설업 주식을 정리했고 개인만 3천269억원 순매수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다렸다.

작년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간 건설업지수가 약 17.9% 하락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외국인들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기회를 노렸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성과가 괜찮은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처럼 달라진 외국인 매매의 원인으로 건설사들의 달라진 펀더멘털을 꼽았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외국인도 올해 현대건설의 주식을 다수 매집한 것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마찬가지인 걸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률이 우려스러운데 건설사들은 개선된 재무구조와 주택 수주잔고가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과 다르게 지금은 주택 규제 국면을 모두 지난 상황이라는 점도 이유로 선정했다.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외국인이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때도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이후 주택 관련 규제가 대거 쏟아졌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를 통한 추가 공급대책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 건설주가 규제에 흔들릴 염려는 없다고 본다"고 추측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하반기까지는 완화정책을 펼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1050원 선을 밑돌면 속도가 감소하겠지만, 국내 주식으로 외국인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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