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있지만, 일부 자산운용사의 롱숏펀드는 청산 절차를 밟거나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자산운용은 간판펀드 중 하나인 '브레인 한라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 종류 C-S'를 청산할 예정이다.

전일 기준 이 펀드 설정액은 5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브레인 자체 투자금만 남아있고, 대부분 청산이 완료됐다.

한라펀드는 지난 2014년 3월 출시된 펀드로, 롱숏을 주 전략으로 삼는다.

100%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돼 있었으며, 백두·태백펀드와 함께 브레인운용의 간판펀드로 꼽혔다.

브레인운용은 지난해 8월 홍콩에서 손원준 상무를 영입해 수익률 개선을 꾀하기도 했다.

손 상무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 해외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런던경영대학원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뒤 도카이도쿄 싱가포르법인, 호라이즌에셋 홍콩법인 등 주로 해외 운용사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증시 급락 등으로 수익률이 개선되지 않고 8% 이상 하락하면서 브레인운용은 이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의 올해 들어 수익률은 마이너스(-) 5.05%, 누적 수익률은 -25.02%다.

펀드 청산과 함께 손 상무도 지난주 퇴사하고, 홍콩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기존 백두, 태백펀드를 운용하던 이태준 매니저가 다시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브레인운용 관계자는 "한라펀드 청산 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형 펀드 설정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지금으로서는 추가 매니저 보강 계획도 없다"며 "기관 투자자가 90% 이상인 백두와 태백 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삼성 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 Ci 클래스' 펀드도 급격히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해 8월 2천225억원이던 펀드 설정액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1천990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부진 이후 수익률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6개월 사이 약 3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롱숏펀드는 근간 자체가 좋은 종목과 나쁜 종목이 뚜렷해야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2017년 같은 증시 호황에도 전자 등 IT업종이 급등하면서 롱숏펀드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모든 업종 전반이 안 좋다 보니 롱숏전략을 추구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환경 조성이 어려웠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종목 간 차별화가 이뤄져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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