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해 대형 자산운용사의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운용자산이 늘면서 순이익이 40% 가까이 증가한 곳이 있는 반면에 역 기저효과로 실적이 급감한 곳도 등장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47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면서 직전 연도 대비 38%가량 개선된 실적을 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232조원으로 1년 사이 6% 이상 증가했고, 이것이 운용보수 등의 증가로 이어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주요 대형 운용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3조원가량 증가하면서 ETF 관련 수익도 증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했다. 지난해 연기금 투자풀 수탁고가 8천억원 정도 감소했으나, 전체 AUM은 증가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이들과는 달리 AUM 기준으로 상위권에 포진된 대형 운용사 중에서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감소한 곳이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648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39% 이상 감소했다. 2017년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역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지난 2017년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 시 발생한 염차차익매수 중 미래에셋운용의 지분율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380억원 반영된 바 있다.

KB자산운용의 순이익도 403억원으로 지난해 523억원보다 20% 넘게 줄어들었다. KB자산운용의 지난해 AUM은 전년 대비 3%가량 감소한 52조7천억원이었다.

영업수익은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인력 충원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건비가 급증하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한화자산운용도 직전 연도보다 순이익이 40% 이상 감소한 226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운용사 별로 온도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수익성도 차별화됐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3%포인트 이상 나란히 상승했다.

그러나 한화자산운용의 ROE는 21%대에서 11%대로 급감했고, KB자산운용도 33.6%에서 26.5%로 내려앉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익성 지표도 7.8%에서 4.5%로 악화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증시 흐름이 부진하면서 주요 운용사의 수수료 수익도 악화했다"며 "패시브 펀드 등 특화된 부문이 있는 곳들이 실적 방어에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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