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에서 차익거래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기관이 거의 접근하기 어려운 거래였던 만큼 다시 개시되면 운용 전략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3년 1월1일부터 모든 투자자에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면서 국내 기관 중 차익거래는 거의 사용할 수 없는 매매 전략이었다.

2017년부터 증권거래세가 면제돼 온 우정사업본부가 그나마 국내 투자기관 중 대부분의 차익거래를 해왔다.

국내 투자기관은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나 코스피200 선물·옵션 등으로 차익거래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증권거래세 0.3%를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주가지수선물 시장에서 차익거래란 선물가격과 현물가격과의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수익거래 기법을 말한다.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주로 코스피200지수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를 하기도 한다.

18일 기준 코스피 차익거래 금액은 3천219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거래 대비 비중은 3.44% 수준을 보였다.

우정사업본부가 거래에 나서기 전인 2016년에는 차익거래가 100억원대까지 줄어 비중이 1%에 못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운용사의 차익거래가 활발했던 2009년 이전에는 코스피 차익거래가 하루에 1조원 이상 이뤄지면서 비중이 5~7%에 달했던 적도 있다. 2007년에는 차익거래 비중이 10%를 웃돌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되거나 인하될 경우 차익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차익거래 확대로 더 성장하고, 인덱스펀드가 차익거래를 재개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퀀트)은 "2009년 이전에 차익거래를 공격적으로 활용했던 인덱스펀드들이 코스피200지수를 안정적으로 아웃퍼폼했다"며 "코스피200지수 정기변경과 기업의 합병·분할을 활용한 이벤트 드리븐 전략, 공모주 등이 추가된다면 인덱스펀드의 우위는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 연구원은 "과거 차익거래는 주식바스켓(현물)과 선물, 옵션을 활용한 합성 선물을 사용했지만 현재 ETF는 차익거래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며 ETF 거래 활성화도 예상했다.

차익거래 활성화로 대형주의 유동성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익거래는 대부분 운용사의 핵심 절대수익 전략이었지만 2009년 12월31일로 펀드 증권거래세 면제가 일몰되면서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차익거래 시장을 떠났다"며 "차익거래가 사라지면서 현물 시장의 유동성 축소가 나타났고,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가 시작된 후 대형주 거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사례로 보면 증권거래세 폐지는 차익거래 활성화와 차익거래 대상이 되는 대형주의 유동성 증가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연기금의 차익거래가 늘면서 코스닥 차익거래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2일 2019년 중점추진사업 관련 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연기금의 코스닥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를 시행하면 코스닥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운수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연기금 차익거래는 활발히 되지 않고 있다"며 "연기금 차익거래 면세 관련 시행령이 올해 2월에 나오면 코스닥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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