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누적 순매수를 쌓아온 외국인이 최근 국채 선물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사라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마저 방향성을 흐리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답답함이 커졌다.

20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롤오버 이후 최근 2달간 3년 선물을 1만9천449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10년 선물은 1만5천559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3년 선물 순매도는 장기적인 순매수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 누적 기간을 1년으로 확장하면 외국인은 지난 15일까지 3년 선물을 14만9천137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는 방향성의 전환을 나타내기보다 단기 이슈에 대응한 포지션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추세는 방향성 베팅보다 국내 기관의 수급에 연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성장률 전망 하향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국채 선물을 순매수했고, 미국의 양당이 국경장벽 예산에 합의한 12일에는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거래에서 추세가 나타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른 시장 상황도 봐야하는데 외국도 변동성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에 각각 기록적인 순매수와 순매도 포지션을 쌓아온 에셋매니저(순매수)와 레버리지펀드(순매도)의 누적 포지션도 최근 증가세가 멈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에셋매니저는 연기금·뮤추얼 펀드 등 기관투자자를 포함하고, 레버리지펀드는 헤지펀드 등의 포지션을 나타낸다.

외국인의 국내 국채선물 순매수 누적 포지션은 미국시장에서 에셋매니저의 누적 순매수 증가와 흐름을 같이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국채 10년 누적 순매수와 순매도 포지션. 출처 : 삼성선물>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최근 몇 주간 미국 국채선물의 포지션 통계가 지연됐다. 따라서 통계 시간표가 3월에 정상화되기 전까지 이를 바탕으로 국내 외국인의 투자 흐름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외국인의 순매도 포지션을 최근 국채선물의 고평가 현상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론가 대비 높은 국채선물 가격은 근월물이 원월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론가로 돌아오면서 고평가를 해소한다.

이를 예상해 국채선물에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면 가격이 하락할 때 이득을 볼 수 있다. 외국인이 이를 노리고 최근 3년 선물을 매도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요인으로 전체 외국인을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평가다.

허태오 연구원은 "고평·저평에 따른 분석은 추세적인 움직임을 설명할 만한 재료는 아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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