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무역협상 기대만으로는 위험선호 심리를 추가로 자극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20일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한국 익스포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유입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은 최근 한 주(2월11일~2월15일) 동안 약 682억원 순유입됐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18주 연속 순유입 기록이지만, 유입 강도는 약화하는 추세다.

실제 국내증시에서 같은 기간 약 1억7천만달러(약 1천900억원)의 ETF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역 기준으로 유로존과 유럽,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순유출 국가로 기록됐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지난 8일 이후 전일까지 단 하루만 빼고 매도 우위를 보이며, 연초 순매수 기조에서 확 달라진 매매 패턴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자금 유입 강도가 약화한 것은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으로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톰슨 로이터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작년 말 8.6배에서 현재 10.4배로 상승했다"며 "연초 이후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 강도가 약화한 것은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실적에서 매크로 이슈로 점차 이동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돼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은 더 이상 기대만으로는 주가를 올리기에 부족한 상황으로, 구체적인 합의 도출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성과 여부와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등을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관망 심리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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