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다음 주까지 차기 KEB하나은행장 후보자를 결정한다.

하나금융이 행장 후보 2~3명을 추려 하나은행에 넘기면, 하나은행이 심사한 후 최종 후보자를 정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함영주 행장의 후임을 다음 주까지 결정한다.

하나금융은 정기 주주총회가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데 따라 다음 달 첫째 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대표 선임을 비롯한 주총 안건을 확정해야 한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스케줄상 다음 주까지는 행장 후보를 확정해야 다음 달 첫째 주 이사회에 안건을 올리고 결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모회사인 지주가 행장을 내정하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요식행위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은행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이번 행장 후임은 그룹 임추위가 2~3명의 행장 후보를 선정해 은행 임추위에 넘기면, 은행 임추위는 이를 심의한 후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한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지난해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3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그간 금융회사 경영자 선출 과정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현직 경영자 등 특정인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개입됐다고 지적한 것을 반영한 조치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현직인 함영주 행장의 연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7년 2조1천35억 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거둬 하나-외환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냈고, 지난해에도 2조92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탁월한 경영실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은 일회성 이익인 SK하이닉스 주식 매각 이익이 빠져 2017년보다 줄었지만,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친 핵심이익은 통합 이후 최대였다.

무엇보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사·급여·복지제도를 통합하는 데 성공하면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비로소 진정한 통합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최근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KB국민은행의 전·현직 임직원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고, 이광구 전 우리행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채용비리와 관련한 법원의 엄벌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다만, 함 행장 측은 채용 과정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함 행장과 경쟁할 행장 후보군으로는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과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강성묵 영업지원그룹 부행장, 정춘식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이 꼽힌다.

지난해 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의 부행장 수를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증원하면서 행장 후보군을 늘려놓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