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과 주식시장이 동반 강세를 이어가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나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계기로 두 시장의 추가 동조화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CNBC는 19일(현지시간) "채권시장은 조만간 경기 침체가 올 것처럼 움직이고,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비롯해 상당한 낙관론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각기 판이한 경기 진단으로 두 시장에 대한 동반 '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매체는 "현실적으로 두 시장을 모두 매수하게 만든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라며 "1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중단과 보유자산 축소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파월 피봇'으로 두 시장이 마치 양적완화 시기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단기 이자율 전략 헤드는 "양적완화 기간으로 마치 돌아온 것 같다"며 "당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강세를 이어갔고, 채권 금리는 제한적으로 하락했다"고 돌아봤다.

당시와 같이 지금도 시장은 상당 부분 연준의 가이던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1월 FOMC회의 뒤로 주요 주가지수는 5%가량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10bp 하락했다.

시장이 현시점에서 주목하는 것은 1월 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 종료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 여부다. 연준이 정책 기조를 뒤집은 데 대한 배경도 이번 의사록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바나 헤드는 "연준이 답해야 할 가장 큰 의문점은 그들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요구하는 최소한의 지급준비금 규모, 테이퍼링 유용성에 대한 견해, 장기적으로 연준이 추구하는 보유자산 구성 등"이라고 말했다.

넷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전략 헤드는 "채권시장은 계속해서 경제 전망을 우려하고 잠재적인 침체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채권 금리는 레인지 하단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스탠스 전환 이후 채권시장은 꾸준히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럽 채권금리의 하락세도 눈에 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유럽 경제지표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최근 0.10%선까지 내려앉았다.

브릭스 헤드는 "미국 금리는 종종 독일 금리를 따라간다"며 "글로벌 성장 전망은 더욱 악화하고, 중앙은행들의 비둘기 기조는 강화됐다. 아무도 6~8개월 전에 생각했던 데로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진단했다.

채권과 주식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동반 강세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두 시장 중의 하나는 잘못된 방향일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채권시장은 그동안 과도하게 우울한 경기 인식을 반영했었다는 게 증명될 수 있고, 주식시장이 단순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에 민감하게 움직인 것으로 확인될 수 있다.

BMO의 존 힐 선임 전략가는 "이런 움직임을 해석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극단적으로 비둘기파 기조인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낮게 유지하는 동시에 위험 선호를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경기 확장의 연장이라는 목표에 충실할 때 이런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그는 "연준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금리는 내려가고 주식은 오를 것"이라며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현재의 경기 주기는 끝나고 제로 금리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준이 두 시장의 동반 강세를 유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인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힐 전략가는 "미스터리는 금리 하락에도 계속 오르는 달러화"라며 "한 가지 이유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다른 국가 대비 견고하다는 인식 속에 달러화가 거래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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