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전국농어민위원장(의원)은 눈 없는 따뜻한 겨울이 월동채소 농가에 재앙이 되고 있다면서 만성적인 과잉생산 방지를 위해 오래갈 중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위성곤 위원장은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월동채소 주산지인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해안 도시는 따뜻한 기상으로 지난해와 달리 냉해와 같은 피해가 없이 좋은 작황을 거뒀지만, 소비 부진으로 제값을 받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위원장에 따르면 양배추의 경우 지난달 전체 재배 물량의 10% 수준인 9천 톤을 산지에서 폐기했다. 그렇지만 지난 15일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8kg당 2천800원으로 평년 가격인 5천354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인건비, 종잣값 등 생산비 4000~4500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위 위원장은 또 "농민들이 자식과 같은 수확물을 스스로 갈아엎었지만 가격 반등은 요원한 채 현재는 2차 산지폐기마저 준비하는 실정"이라며 "3~4월 본격 출하예정인 조생양파도 마찬가지 위기를 맞고, 배추와 무를 비롯한 당근, 양배추 등 사실상 월동채소류 전체가 산지폐기 위기에도 가격 반등 없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격리라는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지속적인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지속가능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월동채소 국내 출하량을 시기별로 파악하고 만성적인 과잉생산 방지를 위한 재배품목 다양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산지폐기나 비축, 격리 등의 정책 결정함에 있어서 각 지자체의 관심과 협조를 끌어내는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의 하락은 최근 국제 유가 내림세에 따른 물가 하락 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4%로 대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 연속 2% 넘게 상승하는 고공행진을 하다, 12월에 1.3%로 뚝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1%를 하회했다.

작년 1월 0.8% 상승한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1%대를 밑도는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금융회사 10곳을 상대로 조사한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1월에 1.3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유류세 인하 효과까지 겹치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의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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