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기업들이 달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17일 신문에 따르면 중국 달러 표시 회사채 발행금리는 최근 3개월 평균 기준 7.8%로, 1년 전 5.6%에 비해 약 2%포인트 상승했다.

만기도 2.6년으로 전년 동기 3.3년보다 짧아졌다. 기업이 높은 이자를 주고도 이전보다 짧은 기간 자금을 조달한다는 얘기다.

신문은 2016년 이후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발행한 달러채 약 400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제외됐다.

부동산개발업체를 중심으로 발행금리가 10%를 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당대부동산이 1월에 발행한 1.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15.5%에 달했다. 2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2%대 중반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 넘는 가산 금리가 얹어진 것이다.

녹지홀딩스와 중국헝다 등 대형 부동산업체도 8~9% 금리로 달러채를 발행하고 있다.

자금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HNA그룹이 작년 10월 말 발행한 회사채 금리는 12%였다.

신문은 중국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회사채 발행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위안화 채권 디폴트 규모는 1천200억 위안(20조 원)을 넘었고 올해도 2월 중순까지 100억 위안(1조6천700억 원)을 초과했다.

중국 회사채는 은행권이 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아직 큰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 해외투자자가 주로 보유하는 달러채권 디폴트 건수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은행의 지원을 의식해 중간에 의도적으로 이자 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신문은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우려도 회사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이 이익창출 능력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발행한 회사채가 잇따라 만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노무라는 2020년 말까지 분기마다 평균 330억 달러(37조 원) 이상의 달러채가 만기를 맞는다고 추정했다.

또 신문은 달러채 발행보다 상환이 더 많아질 경우에는 달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정부가 채권투자 규제 완화 등으로 해외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기업의 달러채 발행이 정체되면 정책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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