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두산건설이 장내시장에서 주식 관련 채권금리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 대규모 영업손을 기록하고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통합시장 현재가에 따르면 오후 2시 20분 현재 '두산건설 92' 채권의 금리는 연 9.573%에 거래됐다. 이는 민평금리 대비 151.4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채권의 금리는 장중 한때 10.3%를 넘기도 했다. 채권 유통금리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채권가격은 내려간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보인 게 원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만 9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연간으로는 522억원 적자로 마쳤다. 당기순손실은 작년 4분기에만 4천598억원을 나타냈다.

두산건설의 자본총계는 3천700억원 이하로 떨어지고 부채비율은 5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3개월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과 PF 보증 규모가 7천억원가량이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나간 이자 비용만 621억원에 달한다.

물론 두산건설이 일반 회사채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5년 10월에 발행한 '두산건설 87'을 마지막으로 무보증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두산건설의 채권은 주식에 대한 옵션이 붙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두산건설의 채권을 보는 시장의 시각도 냉랭하다.

한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실적이 발표된 이후 두산이 발행한 채권도 매도세가 강해져 이전보다 30bp가량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나오고 있다"며 "이전에는 두산건설이 발행한 BW를 찾는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주가가 너무 낮아져 이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산건설이 다시 기업어음(CP) 등으로 눈을 돌리는지 보고 있다"고 했다.

두산건설의 현재 CP 잔액은 75억원 정도다. 과거 200억원까지 늘린 적이 있었던 만큼 추가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다만, CP도 금리가 7%대로 높고 단기적인 처방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결국, 두산건설은 약 4천억원의 유상증가를 검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이에 대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이번 위기를 넘기면 흑자기조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조9천840억원의 매출액, 1천19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삼았다. 신규수주는 3조848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수주는 전년보다 10%, 매출은 28% 높인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공사 진행현황과 최근 3개년 계획 대비 달성도를 고려하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매출이 1조7천억원 정도"라며 "올해 착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신규 수주한 프로젝트에서 매출화가 가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5년간 수주 증가로 확대된 수주잔고로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산 효율화와 고정비 절감 등으로 비용효율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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