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 겨울 가뭄이 극심하다.

달러-원 환율과 외환(FX) 스와프 포인트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거래량도 쪼그라 들었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설 명절이 끝난 지난 7일부터 전일까지 10거래일 동안 달러-원 하루 평균 거래량(외국환 중개사 경유)은 63억 달러에 불과했다.

1월 평균 거래량 75억 달러와 비교하면 12억 달러(16%) 거래량이 쪼그라들었다.

달러-원 환율 자체는 1,120원대에 완전히 갇혔다. 변동 폭도 전일 대비 평균 2.3원, 장중 3.4원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활기를 잃었다.

FX 스와프 시장도 마찬가지다.

1개월물은 마이너스(-) 0.80원부터 -0.85원 사이에서의 '껌딱지' 장세다.

3개월 영역은 -3.15원∼-3.30원, 6개월 -6.80원∼-7.00원, 1년은 -15.60원∼-15.90원에 정체된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은 FX 스와프 거래량이 체감상 1월에 비해 20∼40%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FX 스와프 거래량이 136억1천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며, 2월 거래량은 평균 100억 달러를 하회했을 수도 있다.

FX 딜러들은 FX 스와프 포인트와 달러-원 움직임이 제한됐다 보니, 거래 유인이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A 은행 스와프 딜러는 "라이보(Libor) 금리는 내리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오르는 등 FX 스와프 상승 요인이 강하다"며 "그러나 에셋 스와프가 여전히 나온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1월에 FX 스와프 포인트가 이미 많이 올랐고, 시장 포지션도 롱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 동력이 없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B 은행 스와프 딜러는 "외국인의 재정 거래 요인보다는 수급이 균형인 상태다"며 "미국 단기 금리는 내려가지만, 에셋 롤오버는 계속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스와프 커브가 왜곡돼 있지 않다"며 "커브가 틀어지거나 수급불균형이 있어야 트레이더 입장에서 기회가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무역협상 등의 재료는 시장에서 소화됐고, 익숙하게 노출돼 있다"며 "달러-원 현물환도 마찬가지다. 수급이나 대외 요인이 가격을 막고 있다"고 판단했다.

C 은행 딜러는 "올해 초부터 달러-원 숏 뷰를 아주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아래 결제 수요가 생각보다 너무 탄탄하다는 게 느껴진다"며 "뷰를 수정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머리는 숏인데, 손은 롱으로 가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방향성이 크게 잡힐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D 은행 딜러는 "작년 하반기 이래 레인지가 너무 단단하니까 레인지 상·하단에 앞서 거래가 늘어나고, 그러나 상·하단이 더 좁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너지가 응축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 어떤 식으로든 1,120원대만이라도 벗어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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