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주목할 부문은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총 14차례 사용됐다는 점이다.

연준은 지난 1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그리고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표현하긴 했으나 이전 성명에는 없던 단어였다.

인내심이라는 단어는 이번 의사록에서는 명사로 사용된 것을 포함하면 총 14차례 사용됐다.

그만큼 금리 결정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되지만, 현 경기 판단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이라는 진단도 이어졌다.

연준도 의사록에서도 "참석자들이 전망에 있어 다양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다루는 데 있어 현시점에서 통화정책에 인내심 있는 접근을 지지하는 다양한 고려사항을 지적했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고려사항에는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제 무역 정책을 둘러싼 상황,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등이 지적됐다.

연준 위원들은 이러한 위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인내심 있는 태도를 견지하겠다고 강조한 셈이다.

앞서 파월 의장도 1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금리를 결정하기 전에 이러한 위험을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록에서 "많은 참가자는 불확실성이 가라앉으면 '인내심'이라는 통화정책의 정의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결국 불확실성이 걷히면 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위원들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에도 "앞으로 미국의 경제 활동은 계속 확장세를 유지하고 노동 시장 환경은 탄탄하며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대칭적 2% 목표치 근방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연준의 다음 행보로 금리 인하보다는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논쟁은 다음 행보가 위냐 아래냐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위로 가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라며 "현시점에서 향후 금리 인상의 정도를 얼마로 두느냐에 대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 이견이 나타났다.

몇몇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금리를 연내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다른 몇몇 위원들은 물가가 예상치 않게 급등할 경우에만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사록은 일부 위원들이 작년 12월 회의 이후 경제 전망을 약간 낮췄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서는 "몇몇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질 위험이 하강 위험보다 줄었다고 판단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또 연준 위원들은 유가 하락, 글로벌 성장 둔화, 강 달러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걷히면 연준의 다음 행보는 더욱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7.2%로 전날의 90.5%에서 낮아졌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2.0%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10.4%로 반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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