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사내이사 선임…회장 유고시 경영승계 우선순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로 홍역을 치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번엔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부회장직을 신설해 위 행장을 지주 이사회 내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위 행장의 사내이사 선임 논의는 이달 들어 급물살을 탔다.

내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신한금융은 다음 주 2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진 선임안을 확정해야 한다.

위 행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석해왔지만 내달 진옥동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에 취임하면 이사회 권한도 함께 넘겨줘야 한다.

만약 위 행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신한금융은 조 회장과 더불어 2명의 사내이사를 이사회에 두게 된다.

사내이사는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 경영 전반에 자신의 의사를 직접 피력하는 자리라 현직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신한금융이 위 행장을 이사회 구성원으로 두기 위해 조직 내 자리 만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금융지주의 사내이사는 현직 회장과 행장만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계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부회장직을 두고 있는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자 지주 사내이사에서 부회장을 제외했다.

이에 지주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작년부터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나금융 이사회 내 사내이사는 김정태 회장뿐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의 사내이사는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맡고 있다.

앞서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던 시절에도 지주 내 '2인자' 성격의 사장직이 있었지만, 사내이사는 은행의 부행장이 담당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한금융이 내부적으로 마련한 회장 유고 시 경영승계 계획에 따르면 사내이사가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위 행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논의하기 이전 이러한 경영 승계 방안을 금감원에 보고했다.

당시 금감원은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을 심사하며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안정을 최우선 조건으로 언급했다.

위 행장이 지주 사내이사를 맡게 되면 진 내정자와 함께 회장 유고 시 직무대행 후보군이 된다. 그룹 내 서열을 고려하면 위 행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배구조의 그림이 달라지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근무 형태나 직급을 떠나 지배구조 변경을 초래할 수 있는 보직 신설은 또 다른 의미의 옥상옥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더욱이 최근 노동이사제 등 금융권 이사회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사회 구성원을 내부 인사로 늘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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