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의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이자 SK텔레콤이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힘을 합쳐 KT와 LG유플러스에 이은 유료방송 3강 체제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시장점유율 33.3%를 넘지 않는 선에서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인터넷TV(IPTV), 케이블방송(SO), 위성방송을 합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1위는 KT다.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합쳐 점유율 30.86% 수준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경영권 인수를 계기로 24.43%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합병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경우 23.83%로 2위를 바짝 쫓는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최근 국회에서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합산규제를 넘지 않는 선에서 유료방송시장은 눈치보기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합산규제는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지난 2015년에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고 작년 6월 일몰됐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합병 움직임을 서두른 데는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행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지분 절반(50%+1) 이상을 가져간다는 내용이다. LG유플러스 이사회 의결에 이어 CJ ENM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CJ헬로는 416만여명의 케이블TV 가입자, 78만여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79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의 대어다.

이에 맞서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국내외 FI(Financial Investors, 재무적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인 거래조건을 협의해 본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관 인허가가 완료되면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앞으로 변수는 국회에서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KT가 케이블방송 3위 사업자 딜라이브(6.45%)에 대한 실사에 참여하고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합산규제 마지노선 점유율 33.3%를 넘기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딜라이브를 인수하더라도 합산규제 마지노선을 넘지 않지만,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가 합산규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할 경우 딜라이브 인수전은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딜라이브측은 KT는 물론 SK텔레콤, LG유플러스 모두 인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산규제에서 자유로워진다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어느 곳이라도 딜라이브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딜라이브는 1조원 내외에서 인수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딜라이브는 합산규제 도입으로 인수합병(M&A) 논의가 지연될 경우 오는 7월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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