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무역협상 낙관론이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를 상쇄하며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6bp 상승한 2.68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7bp 오른 3.046%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상승한 2.52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일 15.0bp에서 이날 15.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오랜 기간 지속한 무역 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 윤곽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에 협상 낙관론이 커졌고 안전자산 선호는 물러났다.

중국 관리들은 주요 쟁점 등 6개 의제에 양해각서(MOU) 작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견해차는 여전하고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시각도 상당하지만, MOU 작성을 고려할 만큼 논의가 이뤄졌다면 괄목할만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전일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영향도 이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인상 관련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토론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지겠다고 밝혀 시장을 깜짝 놀라게했던 FOMC 회의보다 의사록이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의사록은 예상되는 수준이었고, 놀랄 만한 부분은 없었다.

이날 대거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2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지표가 시장 예상을 큰 폭 밑돌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내구재 수주는 예상보다 덜 늘어났고, 기업투자 지표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1월 경기선행지수도 하락해 월가의 소폭 상승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1월 기존주택 판매는 소폭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들과 달리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펜 뮤추얼 에셋 매니지먼트의 쥐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지표 부진에도 최근 대부분의 지표가 미국 경제는 여전히 팽창기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렌 매니저는 "이런 점 때문에 국채수익률이 여기서 훨씬 더 낮게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제이센 셀렌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완만한 매도가 나타났는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여전히 2.5%를 저점 3% 근처를 고점으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연준이 여전히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심지어 내릴 것이라는 투자자 기대는 국채시장에 엇갈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단기 국채수익률은 낮아지지만, 장기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이션 가속이 나타나면 다소 올라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고정 수익을 주는 국채 구매력을 저하하기 때문에 특히 장기 국채에 가장 큰 위협이다.

인플레이션 경계가 유지되며 8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 입찰에서는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 뮤추얼펀드와 외국인 투자자들수요가 특히 두드러졌다.

물가연동채권 대비 미 국채 수익률 프리미엄에서 파생된 연간 인플레이션 기대치인 30년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Break-even inflation)은 올해 초의 1.8%에서 1.95% 근처로 반등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지정학적 문제와 유가가 FOMC 의사록보다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정학적 이슈와 유가 등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연준의 새로운 톤이 시작되는 기폭제가 됐다는 점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헤드라인이 여전한 브렉시트 교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미국과 중국은 협상 틀이 MOU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이두 가지 요인에 따라 유럽과 미국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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