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 시장의 유일한 약세 재료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미·중 무역합의 전망이 밝아졌다.

전문가들은 무역 합의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져 채권 시장의 잠재 매수세를 자극할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6개 의제에 걸쳐 양해각서(MOU) 작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제는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보호 ▲서비스 시장 ▲외환시장 개입 ▲농·축산물 시장 ▲비관세 장벽 등이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경제적 레버리지도 부족하고 전략적으로도 미국과의 관계 보존을 중시한다"며 "이런 중국이 무역 분쟁을 오래 끌면서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식재산권이나 강제 기술이전 분야 협상에서는 정당성이 약한 중국이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가장 까다로운 협상 의제는 중국 정부가 포기하기 어려운 산업 지원 문제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말싸움은 다 끝났고 봉합이나 수습과정으로 갈 것"이라며 "이는 주식과 다른 위험자산에 호재지만 안전 자산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2월과 3월, 길게 보면 상반기까지 채권에는 부정적인 재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은 채권 약세 재료인 무역 합의를 반갑게 여길 것으로 보인다.

낮은 금리에 망설였던 시장참가자들이 금리 상승을 채권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 심리로 보면, 밀렸다는 생각이 들면 매도보다 매수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21일 장 마감가도 선물 기준으로 1~2월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무역 합의 이슈로 시장이 상당히 밀릴 수 있다"며 "롱 포지션도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롱스탑(롱 포지션 청산)도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의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역 문제의 단기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은 다소 약화할 것으로 풀이된다.

최우선 교수는 "무역 분쟁에 지정학적인 배후가 있기는 하지만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라며 "지정학적인 결판이 날 때까지 미국이 중국을 코너에 몰기도 어렵고, 중국도 이를 인식하고 문제를 경제 분야에 국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무릎 꿇리겠다는 식이라면 끝도 없는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양쪽의 피해가 너무 크다"며 "그 정도의 장기전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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