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세계 각국에서 금융투자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활발히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해도와 관심이 다소 부족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투자산업에 적용된 블록체인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19억달러(원화 환산 2조1천억원)로 집계됐다.

마킷은 이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4천620억달러(5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대형 금융사에서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는 점과 상업적 이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블록체인은 주식 거래에서부터 해외송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마킷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증권의 청산결제 등에 활용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증권사 등의 수수료 비용이 120억달러(13조5천억원)까지 절감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능성을 엿본 국내 금융투자회사도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 주식담보대출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증권사와 투자자가 담보로 맡긴 주식 시세 변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블록체인을 통해 본인인증 등의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타 국가보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특히 중국은 이미 대형 블록체인 연합이 결성돼, 펀드나 주식 거래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정부의 주도하에 블록체인 인프라를 형성하고, 선전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생겨났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중국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80개 이상이 블록체인 기술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상장사 중 뚜렷하게 블록체인 관련 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가상화폐 시장 규모까지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단연 블록체인 관련 시장 규모가 크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회적 이해나 적용 분야 등이 불확실하고, 지켜보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투명성과 위조와 변조가 어렵다는 점 등은 금융투자산업의 수요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보다 더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증권사 등에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전통적인 미들, 백오피스 업무 부담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 정책적 지원도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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