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좁은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국고채 5년물 14-1호 금리는 이상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대규모 대차상환(리콜) 요구 사태로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14-1호의 만기가 다음 달 10일에 돌아오면서 남은 대차를 갚기 위한 해당 종목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채권대차거래(화면번호 4561)에 따르면 전일 국고 5년 14-1호의 대차 잔량은 2천385억 원으로 전체 발행 잔액 9조4천660억 원의 2.5% 수준이다. 14-1호의 대차비율은 지난해 11월 25.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었다.

대차상환 수요에 14-1호 금리(민평3사 기준)는 2월 들어 민간평가사 고시금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전일 14-1호 금리는 1.736%로 기준금리(1.75%)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국고채 5년 전체의 민평 금리 1.880%보다도 15bp가량 낮다.







<올해 국고 5년(검정)과 14-1호(빨강) 금리 추이(등락률 상대비교)(단위:%)>



시장참가자들은 14-1호가 지난해 정부의 국고채 매입(바이백) 대상 종목이었고 금리 수준도 낮아 대차매도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지난해 바이백 대상 종목에 포함됐던 14-1호의 만기가 3월에 돌아온다"며 "대차매도로 바이백을 하거나 공매도했던 기관은 만기 전 해당 종목을 다시 매수해 갚아야 하는데 매물이 잘 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종목을 보유한 입장에서도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물건을 수수료를 써가며 매도할 유인이 없다"며 "그러다보니 상환해야 하는 곳에서 비싼 가격에라도 부탁하다시피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동안 14-1호 금리가 워낙 낮아 대여자들이 이를 대차매도하고 그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을 매수해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14-1호가 곧 만기라 대차상환을 해야하는 기관들이 물건을 비싸게 사들이고 있다"며 "금리가 워낙 낮은 종목이라 이를 대차매도해 싼 이자에 자금을 조달하는 이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요즘 같은 시장은 숏(매도)으로 이익보기 힘든 장이다"며 "박스권 등락인데 대차 수수료는 높고 역캐리가 나는 전략이라 기대수익이 예전보다 낮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연기금의 갑작스러운 대차상환 요구에 단기물 시장에 혼란이 왔었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라며 대차상환을 위해 특정 종목이 강해지는 현상은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매번 대차 종목 만기가 돌아오면 보이는 패턴이다"며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대차 상환이 이뤄지면서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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