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재정증권 입찰에 외국인 등 기관 투자자 수요가 대거 몰려 눈길을 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진행된 2조 원 규모 재정증권 63일물 입찰에는 5조9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응찰금리는 1.75%에서 1.92% 분포했으며 낙찰 금리는 1.82%로 정해졌다. 당일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수익률(1.802%) 보다 2bp가량 높은 수준이다.

단기 자금시장이라 수요가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채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4월 재정증권 63일물 발행 당시에는 낙찰 금리가 1.29%로, 당시 국고채 3년 최종호가수익률(1.654%)를 30bp 넘게 웃돌았다.

국고채와 재정증권 모두 발행자는 정부라 신용위험에는 차이가 없다.

입찰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외국인 수요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체의 25% 수준인 5천억 원을 받아갔다.

투자 주체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통상 외국계 은행이 단기 자금을 운용하고자 재정증권을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자산운용(공모) 수요도 각각 5천400억 원과 4천670억 원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투자금 몰렸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평가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나 통안채 단기물을 사는 기관은 대부분 재정증권을 담을 수 있다"며 "법인 국고채형 MMF가 투자자들에 제공하는 금리가 1.75~1.8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재정증권 금리는 괜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통안채보다 2bp가량 높다 보니 시장에서 환영을 받은 것 같다"며 "계속 발행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재정증권의 낙찰 금리가 높게 형성된 것은 물량 영향이 크다.

재정증권 입찰은 통안채와 같은 더치(Dutch) 방식으로 진행된다. 응찰자가 써낸 금리 중 물량을 고려해 낮은 순으로 끊는 방식이다. 한 번에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낙찰 금리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올해 재정증권 발행은 현재까지 6조 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많다. 작년에는 3월에 1조 원씩 두 차례 발행에 그쳤다.

당분간 재정증권 발행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수 여건이 지난해와 비교해 악화한 데다 올해 상반기 조기 집행률 목표가 61%로 지난해(58%)보다 높기 때문이다. 법인세수는 3월 말 들어오기 때문에 통상 2·3월은 시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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