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사실상 역사적 저점으로 하락해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함에 따라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리스크 온)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최근 시장 변동성이 죽은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화면번호 2484. 마킷)에 따르면 전일 기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에 붙는 CDS 프리미엄은 34.06bp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30.76bp에서 3.3bp 올랐지만, 지난해 말 38.91bp에서 꾸준히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브라질(205→163bp), 멕시코(154→134bp), 남아공(222→184bp), 중국(67→51bp), 말레이시아(109→70bp), 필리핀(86→64bp) 등 신흥국 CDS가 대체로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신흥국 CDS 지수가 지난해 말 206bp에서 현재 173bp로 33bp 내려왔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관측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실물 채권 시장에서도 가산금리가 올랐다가 올해는 내려왔고,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기대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CDS 계약 잔액이 중국을 넘어 모든 국가 중에 가장 많이 쌓여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우리나라가 신흥국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몰리고, 이를 헤지하는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나아진 점을 우리나라 CDS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12월 초 크게 불안했던 중국 상황이 나아지면서 중국 CDS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지급준비율을 계속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1월에는 사회융자 총량이 반등했다"며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은 당국 관리 아래 강세로 가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글로벌 금융시장이 믿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많이 감소한 것도 CDS 하락 배경이 되고 있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전일 1개월 만기 리스크 리버설(R/R) 콜 오버 가격은 0.3%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R/R은 콜 옵션과 풋 옵션 합성 전략으로 이들 간의 변동성 차이를 보여준다.

콜 오버 호가가 플러스(+)일 경우에는 콜 옵션 프리미엄이 높은 상태로, 달러-원 환율 상승 기대가 클 때 R/R은 올라간다.

3개월과 1년 R/R도 각각 0.7%와 1.508%로 역시 역사적 저점에 이르렀다.

달러-원 환율 변동성도 마찬가지다. 1개월과 3개월 변동성은 6.25%, 6.77%로 하락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떨어지는 것과 CDS가 하락하는 것은 맥이 닿아있다"며 "1주일 변동금리부채권(FRN) 풋옵션 가격도 얼마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20bp대가 가까운 CDS나 외환 변동성이 역대 최저인 점은 사실 오버슈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한 옵션팀장은 "환율뿐만 아니라 금리, 주식시장 모두 같다. 방향성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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