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투자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앞다퉈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조직을 정비하는 데는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약 170조원으로 내년에는 22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2천조원에 달해 국민연금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퇴직연금 규모가 커지면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국민연금처럼 외부 기금을 설립해 퇴직연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계약형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기업이 금융회사와 개별적으로 자산관리 계약을 맺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필요할 경우 일부 자금을 운용기관에 위탁해 운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 업무를 대행해주는 OCIO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현재는 연기금 투자풀이나 주택도시기금, 산업재해보험, 고용보험기금 등이 이미 OCIO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 중이다.

내년 2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이 일부 자금을 OCIO를 통해 운용한다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영역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비교적 일찌감치 OCIO 시장에 자리를 잡았으며 최근에는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OCIO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OCIO 조직을 정비하는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 투자풀이나 주택도시기금 등도 자금 규모가 크지만,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OCIO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최근 수수료 경쟁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대형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OCIO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인력이나 조직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소형사보다는 대형사들 진출이 많은 편"이라며 "수익은 물론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진출을 고민해볼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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