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상장사가 지난해 영업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영업권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웃돈을 주고 인수한 기업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을 할 때 인수할 기업의 적정가치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개별기준 작년 4분기 롯데하이마트는 영업권 손상차손 524억원을 인식했다. 이에따라 작년 4분기에 당기순손실 46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CJ CGV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1천6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천885억원이다. CJ CGV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원인 중 하나는 터키법인 영업권 손상차손이다. 앞서 CJ CGV는 2016년 터키 극장사업자인 마스 엔터테인먼트 그룹(터키법인)을 인수했다.

인터파크도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인터파크는 당기순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계기업주식 및 연결종속회사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업체 큐렉소와 의류업체 한세실업도 지난해 영업권 손상차손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권은 M&A시 피인수회사를 공정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인수했을 때 발생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 기업은 영업권 공정가치를 평가해 공정가치가 장부가치보다 하락하면 그 부분만큼 장부가치를 상각한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자산총계가 감소한다. 영업권 손상차손(영업외비용)으로 당기순이익도 줄어든다. 영업권 손상차손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M&A시 인수할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A기업이 웃돈을 주고 B기업을 인수한 것은 향후 B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예상보다 B기업 실적이 저조하면 A기업은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M&A 시 웃돈을 지불하고 살 만큼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를 따져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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