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미국산 농산품·에너지 수입증대 발표 예상

류허-트럼프 면담서 무역전쟁 휴전 연장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첫째 날이 진행된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21일(이하 미국시간)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주도로 고위(장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고위급 무역협상은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차관급 무역협상의 후속으로 열렸다.

SCMP에 따르면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2주 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협상과는 달리 협상 전 한담(small talk) 시간은 따로 없었다.

SCMP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측은 무역갈등의 핵심 쟁점인 구조적 개혁 문제에 관련된 6건의 양해각서(MOU)의 얼개를 잡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한 외신은 미국과 중국이 ▲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 지식재산권 ▲ 서비스 ▲ 농업 ▲ 환율 ▲ 비관세 무역장벽을 다루는 6개 MOU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양측이 MOU를 성공적으로 도출하게 된다면 이는 지난 7개월간 이어진 무역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가장 큰 진전이 된다.

MO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회동 시 타결될 가능성이 있는 최종 합의안의 골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부총리는 22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접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류 부총리가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만큼 이 회동에서 무역 전쟁 휴전 등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CMP는 또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 측이 미국산 농산품과 에너지 수입을 대량 구매하는 것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되고, 이는 MOU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은 중국이 대두, 옥수수, 밀 등의 미국산 농산품을 연간 300억 달러 추가로 구매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환율이 MOU의 의제 중 하나로 선택된 만큼 위안화의 안정에 관련된 논의도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협상 대표단에는 류허 부총리뿐만 아니라 이강 인민은행 총재,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미·중이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무역적자 문제 등 해결이 다소 용이한 분야에 대해서는 큰 진전을 이루고, 중국의 보조금 정책 등 산업 전반에 관련된 난제에 대해서는 상호 이해를 달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 외교협회 아시아 연구 책임자는 "(무역협상에서) 이뤄지는 진전과 관련해서 좋은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는) 두 종류의 이슈가 있을 것이다"라며 "하나는 무역적자, 시장 개방과 강제 기술이전 문제 등 이미 일부 진전이 있는 쉬운 이슈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중국제조 2025'와 보조금, (약속) 이행 방안 등 어려운 문제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 희망은 무역협상에서 첫 번째 (쉬운 문제들)에 대한 상당하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루고, 두 번째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일종의 로드맵을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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